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린 흑삼 으로 성공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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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23-10-16 11:43본문
‘흑삼’은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린 검은 인삼이다. 예로부터 한약재를 만들 때 사용하던 ‘구증구포(九蒸九曝)’ 방식이다.
그래서 맛이 부드럽고 달다. 흑삼은 홍삼보다 사포닌 성분 함량이 높고, 항산화 효과가 월등하다고 알려져 있다.
고태훈 금산흑삼주식회사 대표(52)는 흑삼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봤다. 1996년 사업에 뛰어든 고 대표는 처음에는
고전을 면치 못했다. 소비자들이 KGC인삼공사 제품을 선호했기 때문이다. 고 대표는 “당시 홍삼 하면 정관장이라는
인식 때문에 시장에 진입하기 힘들었다”며 “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인 GMP 인증을 받았다”고 말했다.
어느 날 고 대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. 흑삼이 2012년 정부로부터 인삼의 한 종류로 인정받은 것이다.
고 대표는 동의보감을 펼쳐 흑삼 제조법을 공부했다. 중부대 식품생명공학과에 진학한 고 대표는 한약 도매업자를 찾아다니며 흑삼의 영양소를 보존하는 법을 배웠다.
2013년 농업법인인 금산흑삼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난 뒤에는 우수농산물관리(GAP) 인증을 받은 재배 농가를 찾아다니며 품질 좋은 인삼을 구하러 다녔다. 배재대와 함께 흑삼진액, 흑삼절편 등의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
문제는 판로였다. 고 대표는 해외를 먼저 공략했다. 2014년 베트남 유통기업 바오람(BAORAM)과 계약을 맺고 베트남 호찌민에 흑삼 브랜드 ‘금흑’을 냈다. 지난해에는 태국에도 진출했다. 해외에서 인정받자 국내에서도 고 대표를 찾았다.
지난해엔 한화갤러리아와 갤러리아면세점63에 입점했다. 고 대표는 “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며느리들이 집에 갈 때 홍삼을 사가는 것을 보고 베트남 시장을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”면서 “중소기업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해 국내로 유통 판로를 넓혀갔다”며 웃었다.
고 대표는 “흑마늘, 흑두부 등 블랙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흑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”며 “최근에는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”고 말했다.
이호재 기자 ho@donga.com